“갑자기 이유 없이 입이 마르고 물을 계속 마시게 돼요” 당뇨 진단을 받은 분 중 이런 갈증을 경험하는 이들이 많다. 보통 갈증은 더운 날씨나 수분 섭취가 부족해 나타나는 증상이라 가볍게 여기곤 한다.
하지만 이 갈증은 혈당이 높아졌을 때 몸이 보내는 중요한 경고 신호일 수 있음을 기억하자. 혈당이 상승하면 우리 몸은 이를 처리하기 위해 포도당을 세포로 보내려 하지만, 당뇨가 있는 경우 이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포도당이 혈액 속에 남게 된다. 우리 몸은 이 포도당을 소변으로 배출하려 시도하면서 소변량이 늘고 그 과정에서 체내 수분이 함께 빠져나가 갈증이 생기는 것이다.
문제는 이 갈증은 혈당이 이미 상당히 높아졌다는 신호일 수 있다는 점이다. 갈증 자체가 합병증을 직접 유발하는 것은 아니지만 고혈당 상태를 방치하면 결국 말초신경병증, 신증, 망막병증 등 심각한 혈관 합병증으로 진행될 수 있다.
따라서 당뇨인이 갑작스러운 갈증을 느꼈다면 현재 혈당 수치가 어느 정도인지 점검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당뇨 완치가 목표라면 갈증이라는 불편한 증상을 그저 참고 견디는 것이 아니라 당뇨병을 조기에 인지하고 극복해 나갈 수 있는 전환점으로 삼아야 한다.
갈증이 나타났을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혈당 관리이다. 당화혈색소는 6.5% 미만, 식후혈당은 180mg/dL 미만으로 유지하는 것이 기본이다. 식후혈당이 180mg/dL을 넘으면 소변으로 혈액 속 포도당이 배출되기 시작하며, 이 과정에서 체내 수분이 손실되고 갈증이 생길 수 있다. 이러한 상태가 반복되면 단순 증상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합병증으로 이어지는 신호가 될 수 있다.
두 번째로 중요한 것은 혈관 건강이다. ‘혈관이 왜 중요하냐?’고 의아하게 생각하실 수 있지만, 당뇨 합병증은 결국 혈관이 망가지면서 시작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혈당이 높아지면 당독소가 증가하여 혈관 벽에 염증을 일으키고 혈관이 점차 손상될 수 있다. 혈관은 눈, 콩팥, 발, 심장 등 우리 몸의 거의 모든 기관과 연결돼 있는데 이에 따라 혈관이 망가지면서 부위별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여기에 고혈압, 고지혈증, 비만, 흡연 같은 요인이 겹치면 혈관 손상이 더욱 빨라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다행히도 당뇨 관리에 이로운 생활 습관은 이런 위험 요인들을 함께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밀가루, 설탕 같은 정제 탄수화물을 줄이고 신선한 채소와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며 규칙적인 하체 중심 운동을 실천한다면 혈당뿐 아니라 혈압, 체중, 콜레스테롤까지 전반적으로 안정화될 수 있다. 특히 흡연은 혈관 손상을 가속시킬 수 있으니 금연을 위한 별도의 노력을 기울이길 바란다.
또한 모세혈관 상태를 직접 확인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주로 팔다리 끝에 위치한 미세 혈관들이 손상되기 쉬운데, 정상적인 혈관은 곧고 반듯한 형태로 보이는 반면 문제가 있는 경우 구불구불 꼬여있는 형태로 관찰될 수 있다. 해당 검사는 일반 가정에서는 시행이 어렵기 때문에 관련 검사가 가능한 기관에 문의해 보길 바란다.
그렇다면 한의학에서는 당뇨로 인한 갈증을 어떻게 해석하고 있을까? 장효두 원장은 “한의학에서는 당뇨를 소갈(消渴)이라 부르며 ‘몸이 소모되며 갈증을 느낀다’는 의미로 해석한다. 환자의 증상과 체질에 따라 크게 열(熱)형과 음허(陰虛)형으로 나눠 접근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열형은 체온이 높지 않더라도 입안이 마르고 쓰며 갈증이 심하고 설태와 맥에서 열의 징후가 확인되는 경우이고, 음허형은 체내 수분이 부족해 피부가 건조하고 식은땀을 자주 흘리며 쉽게 피로를 느끼는 경우다. 한의학에서는 이 두 가지 유형을 감별한 뒤 그에 맞는 한약을 처방해 몸속 수분 균형을 회복하고 혈당 흐름을 안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라고 덧붙였다.
당뇨는 대개 완치가 어렵다는 인식이 강하지만 초기부터 제대로 관리한다면 혈당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며 합병증 없이 건강한 삶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갈증처럼 몸이 보내는 작은 신호를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조기에 대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미 당뇨 증상이 심하거나 혈관 손상이 진행된 상태라면 혼자 해결하려 하기보다 보다 체계적인 진단과 맞춤 처방으로 몸의 균형을 회복하길 바란다.
도움말: 당봄한의원 인천점 장효두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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