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약 그만 먹고 싶어요’, ‘이제 완치하고 싶어요’ 약을 줄이고 싶은 마음, 당뇨에서 벗어나고 싶은 간절함은 누구나 같을 것이다. 다만 췌장의 기능이 얼마나 남아 있는지, 인슐린 분비력이 잘 유지되고 있는지를 확인하지 않으면 그 바람은 쉽게 좌절될 수 있다.
즉, 인슐린을 만들어내는 췌장의 기능을 살피고 보호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이는 평소 식습관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장기이므로 작은 생활 습관 변화만으로도 기능이 달라질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그중에서도 ‘식사 속도’는 췌장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습관으로 꼽힌다. 일본 국립성인병센터에서 진행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같은 음식을 먹더라도 ‘천천히 먹은 그룹’은 혈당 상승이 완만하고 인슐린 분비도 안정적이었던 반면, 빨리 먹은 그룹은 식후 30분 이내 혈당 스파이크가 심했고, 장기적으로는 췌장 베타세포 기능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진료 현장에서도 당뇨 환자에게 자주 하는 조언 중 하나가 바로 “밥을 천천히 드세요” 이다. 밥을 빨리 먹으면 혈당이 급격히 오르고 췌장은 준비할 틈도 없이 과도한 인슐린을 쏟게 된다. 이는 췌장을 혹사시키는 대표적인 습관 중 하나이다. 반대로 한 숟갈을 20회 이상 꼭꼭 씹고 한 끼를 20분 이상에 걸쳐 먹을 경우, 보다 여유 있게 인슐린을 분비할 수 있다. 즉, 단순히 식사 속도를 늦추는 것만으로도 췌장을 보호할 수 있는 셈이다.
밥을 먹을 때는 ‘한 템포 쉬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밥 한 숟갈을 먹고 나면 곧바로 다음 숟가락을 뜨지 말고 반찬을 한 입 먹은 뒤 물을 조금 마시고 10초 정도 멈추는 방법이다. 이렇게 적당한 리듬을 두고 먹으면 식사 시간이 자연스럽게 20분 이상 늘어나면서 뇌가 포만감을 인식할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과식을 막고 혈당이 급격히 오르는 것도 예방할 수 있다.
또한 식사 시 처음 3분이 중요함을 기억하자. 이 시간 동안은 의도적으로 속도를 늦추고 한 입 한 입을 충분히 씹어야 한다. 식사 초반은 췌장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시기인 만큼, 이때 여유 있게 먹으면 무리하지 않고 부드럽게 인슐린을 분비할 수 있다.
물론 식사 속도 외에도 췌장을 지키기 위한 다양한 생활 습관을 함께 실천해보길 바란다. 하루 12~14시간 정도 공복 시간을 만들어 췌장이 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또 혈당 지수가 낮은 현미·콩·채소 위주의 식사를 하고, 하루 10분 스트레칭과 복식 호흡으로 부교감 신경을 활성화하면 회복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더불어 췌장 기능 저하가 의심되는 증상은 공복혈당은 정상인데 식후혈당이 200mg/dL 이상 급격히 오르거나 식후에 졸음, 피로가 심하게 나타나는 경우, 체중이 빠지는데도 혈당은 오히려 오르는 경우 등이 있다. 이미 여러 가지 당뇨약을 복용하거나 인슐린 주사를 맞기 시작했다면 기능이 크게 저하됐다는 신호일 수 있다.
이런 경우 췌장 상태를 확인하는 검사가 필요할 수 있는데 그 방법으로는 C-peptide 검사가 있다. 이 검사는 혈액 속 C-peptide(씨펩타이드)라는 물질의 양을 측정하는 것으로, 인슐린이 실제로 얼마나 분비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인데, 혈당 수치만으로는 알 수 없는 췌장의 분비 능력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기능을 판단하는 데 중요한 기준이 된다.
만일 C-peptide 검사에 인슐린 분비량이 지속적으로 낮게 나타난다면 단순한 생활 습관 개선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실제로 1.5형 당뇨처럼 췌장 기능 저하가 심한 경우에는 한의학적 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췌장을 오장의 하나인 ‘비(脾)’로 보고 체질과 상태에 맞춰 평위산, 사군자탕 같은 한약을 처방한다. 또한 직접적으로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기 위해 황기 등 약재를 활용해 췌장 베타세포 기능을 살리고 기운을 보강하도록 한다. 이렇듯 한약은 췌장 자체를 회복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준다는 점에서 유의미한 역할을 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당뇨를 극복하기 위해 혈당 수치를 넘어 췌장이 제 기능을 되찾도록 생활 습관과 치료를 함께 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 이로 인해 당뇨는 ‘평생 관리하는 병’이 아닌 ‘극복 가능한 병’이 될 수 있음을 기억하길 바란다.
? 관련 자료 자세히 보기 / 출처 : http://www.hemophilia.co.kr/news/articleView.html?idxno=314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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